서울의 지명을 연구하는 관점 (2)

 

서울이라는 이름은 원래 나라의 도읍지를 의미하는 일반명사로서 영어로 Capital, 한자로 京에 해당한다.

1145년 고려 인종 23년에 왕명을 받아 편찬한 삼국시대 역사서인 삼국사기에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朴赫居世)가 6부 사람들의 추대로 나라를 세우고 국호를 서나벌(徐那伐)이라 하였다.” 라는 기록이 있고, 1281년 고려 국존(國尊=國師) 일연이 충렬왕에게 법을 설하며 집필한 삼국유사에는 “신라 시조 혁거세 왕이 건국 후에 국호를 서라벌 또는 서벌이라 하였다.” 라는 기록이 나온다.

 

▲ 삼국사기 금속활자본

 

특히 삼국유사에는 ‘서벌’에 대해, “경(京) 자를 서울(徐蔚)이라 하니, 이 또한 서벌이 변한 것이다.” 라고 기록하여, 수도에 대한 일반적인 칭호인 서울이 신라 초기의 도읍지 지명이자 국명이었던 서벌 또는 서라벌 또는 서야벌에서 기원하였음을 알 수 있다.

 

▲ 삼국유사 최고본(最古本) – 1281년 고려 국존 일연이 5권으로 편찬한 삼국유사는 1512년 경주에서 간행한 목판본인 조선 중종 임신본이 완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

 

지명이 가지고 있는 향토적 배경과 강한 보수성으로 인하여 한번 생성되면 보통 새로운 지명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말에 내재된 고어와 각 고장의 독특한 방언이 투영되어 있는 등, 고유 지명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

 

 

하지만 고유지명이 소중한 우리 민족문화 유산의 전승되어온 체험적 근거임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산업화 현대화에 따른 도시 개발로 인하여 고유한 지명과 뜻이 인멸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시대에 순우리말 지명은 모두 한자의 뜻과 소리를 빌려 표기하였고, 일제강점기와 경제 발전기를 지나면서 한자로 표기된 지명을 한자의 소리로만 읽는 습관이 강화되어, 100년도 되지 않아 순우리말 지명 대부분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 일제강점기의 경성 지도 (경복궁 지역)

 

따라서 오늘날까지 선조들로부터 전승되어 온 고유한 지명들을 정리하고 집대성하여 전통 지명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지명에 얽힌 선조들의 생활상과 설화 등 삶의 애환을 비롯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의 역사를 계승하여 콘텐츠화하고 공유하여 발전시켜 나가야만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서울문화원 박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