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종교개혁 500주년 · 촛불민주화운동 1주년 기념 음악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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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17일(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주최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한국정교회, 한국구세군,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루터회, 기독교방송(CBS), 대한기독교서회, 한국YMCA, 한국YWCA가 공동주최하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음악회’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공연되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조성암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킨 촛불민주화운동 1주년과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음악회를 준비했다.”고 소개하며, “하나님 앞에 사람의 높낮음이 없음을 천명한 종교개혁은 ‘모든 억압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를 선포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촛불민주화운동 역시 우리 사회에 만연하던 부조리를 거부하고, 시민 스스로가 이뤄낸 시대적 이정표”임을 역설하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924년 9월24일 감리교단과 장로교단의 선교연합 구축을 위해 결성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에서 시작되어, 현재 10개 교단 연합체로 구성된 93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하나님의 생명, 정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교단협의기구로서 10개 교단들이 1년을 주기로 돌아가며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올해는 한국정교회 차례로 지난 11월 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레스 조그라포스 (한국이름 조성암) 대주교를 회장으로 선임하였다.
이날 저녁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기념음악회는 ‘깊은 탄식 속에서’ (Aus Tiefer Not)를 주제로 연주하였다. 이 음악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World Alliance of Reformed Churches (WCRC : 세계개혁교회연맹)에서 작곡을 의뢰하고 음악회의 제목으로 명명하였으며, 종교개혁의 본산지인 독일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이교회에서 7월4일 초연하였다.
이 음악 ‘깊은 탄식 속에서’ (Aus Tiefer Not)는 탄식을 노래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탄으로부터의 해방을 노래하며 희망에 도달하려는 것이다. 이 음악회를 위해 작곡가들은 시편 130편의 정신을 받아들여 구원의 확신과 희망으로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절망으로부터 구원을 노래하며 시편의 정신을 계승한 종교개혁 500주년 음악회는, 네 시대에 걸친 탄식과 희망으로의 과정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였고, 마지막 대미를 시편 150편 합창으로 장식하였다.
① 17세기. 30년 종교전쟁으로 독일과 중부유럽이 피폐해졌던 시대의 절망과 비탄의 노래를 ‘The Adventurous Simplicismus’ (잘 있거라 세상이여)를 통해 초연(初演)하고, 그 뒤를 이어 Who Sow in Tears (눈물을 흘리며 씨 뿌리는 자)를 통해 희망의 노래를 이어간다.
② 19세기. 온갖 비인간적 참혹상이 자행되던 신대륙 아메리카의 절망과 비탄의 노래를 ‘Eliza’s Agony on parting from Randall and little Emily’ (일라이저의 고통)으로 초연(初演)하고, 그 뒤를 이어 ‘Drei Psalmvertonungen’ (암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를 통해 희망의 노래로 이어간다.
③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각지의 내전으로 학살이 자행되던 시대의 절망과 비탄의 노래를 우리나라 시인들과 작곡가가 공동작업한 ‘눈물비’ (Tear Rain)를 통해 초연(初演)하고, 치체스터 시편 3악장 ‘Chichester Psalms (Psalm 131)’으로 희망과 찬양의 노래를 이어간다.
④ 21세기. 아직도 폭력과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오늘날의 비극(悲劇)과 초극(超克)을 아프리카 콩고의 시인과 한국의 번역작가, 네덜란드 작곡가 마이어링이 공동작업한 ‘Comme les Prophetes’ (옛 예언자들처럼)을 연주하여 – 성경이 진실로 말하고자 하는 것과 종교개혁의 본 뜻을 선포하였다.
평소 김치를 담궈 먹을 정도로 한국문화에 매우 친근한 네덜란드 작곡가 코드 마이어링(Cord Meijering)은, 17세기 독일 30년 전쟁, 19세기 미국 노예, 그리고 21세기 콩고 전쟁 속에서 신음하는 민중의 고통을 한민족의 정서로 표현했다. 우리 민속의 진양조와 중모리 장단을 소리북 연주에 얹어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들을 ‘한’의 정서와 접목시켜 형상화하였다.
마지막 피날레는 작곡가 이건용(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의 시편 150편 ‘할렐루야’ (Halleluya (2017) Psalm 150 in 9 language)를 히브리어, 독일어, 한국어, 스와힐리어,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에스페란토 등 9개 언어로 합창하며 오케스트라 연주되었다.
합창은 ‘서울 코랄 뮤지션즈’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Knua Recital Choir’가 함께 김홍수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합창지휘과)의 지휘로 di PINI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또한 독일 드레스덴대학 음대교수들로 결성된 앙상블 ‘Transit Place’는 전통적인 범주와 형식을 뛰어넘는 음악을 통해 청중들에게 깊은 인식을 심어주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는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개신교’는 단절의 선을 긋고는 그 안에서 홀로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살아날 수 없다”며, “선긋기를 즐겨하는 교회공동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사회로부터 염려의 대상이 된 교회는 이웃들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개혁돼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서울문화원 박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