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감리교 4.19 선언문 전문 (2014.04.23)

2014 감리교 4.19 선언문

“어찌하여 매를 더 맞으려 패역을 거듭하느냐 ? 머리는 상처투성이, 속은 온통 골병들었으며,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성한 곳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이거늘, 그걸 짜내지도, 싸매지도 못하고, 상처에 기름도 바르지 못하였구나.”1)

감리회 장로였던 대통령 이승만과 부통령 이기붕2)의 잘못을 질책하지 않고 정권의 단맛에 취해 예언자의 사명을 망각하며 침묵했던 우리는, 과거를 회개하고 준엄한 말씀 앞에 바로서기 위해, 지난 10년간 4.19 피의 제단에서 속죄의 단을 쌓아왔다.

1919년 3.1독립선언의 민족대표 33인 중, 16인의 기독교대표 가운데 9인의 민족대표3)를 배출한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오늘날 제사장적 기능에 치우쳐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그리스도께서 명하신,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며 사회의 십자가를 지는, 선지자와 예언자적 사명을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오늘날 이 땅에서 가장 많은 사회봉사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언행의 불일치와 내부의 부정부패, 특유의 배타성으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는 여전히 바닥에 머물고 있는 현실4)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소금이 맛을 잃으면 밖에 버려져 밟힐 뿐이다5).

교회가 스스로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그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한다6). 이제 주께서 말씀하신다. 내 백성 중에서 말하기를 ‘화가 우리에게 미치지 아니하며 이르지 아니하리라’ 하는 모든 죄인은 칼에 죽을 것이다7). 내 백성이라고 해서 칼에 맞아 죽지 않게 하겠느냐8)?

포로된 자에게 해방을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고, 눌린 자를 자유케 하며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라신9), 예수님의 지상 명령을 따라 피의 제단에 모인 우리들은 교회의 부끄러움과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 앞에, 3.1운동의 임시정부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10) 대한국민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유일하고 분명한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위탁하신 복음을 전파하여 온 민족과 세상을 구원하고, 복음으로 개인, 가정, 사회, 국가를 변혁하는 일이다11)

하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치러진 인류의 구원과 더불어, 대한민국 헌법전문에 나타난 3.1 독립운동과 4.19 어린양의 피가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리와 정체성과 자정 운동에 내포되고 있음을 선언한다.

하나, 감리교회의 정상화와 발전을 위해 진지하고 격의 없는 토론과 기도, 이해를 통해 바르고 새로운 장정개정과 법질서를 확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 앞으로 계속 주시하며 기도한다12)

하나, 법과 관례를 무시한 소수 집단이 연세대 이사회를 장악하고 선교전통을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모든 교회가 이 일에 대처할 것이며, 평신도 단체들은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다13)

하나,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 민주주의 앞에 불법으로 개입하여,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책임자 및 관련자를 즉각 처벌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14)

하나. 남한과 북한의 젊은 세대들이 함께 만나 한반도의 미래를 구상할 수 있는 교회일치의 장을 제공하고, 남북한의 교회를 방문하는 연대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화평케 하는 자와 가교를 잇는 자로서 섬기도록 한다.15)

하나. 우리는 만물의 창조자시고 섭리자이신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 사회가 천국임을 믿으며 하나님 아버지 앞에 모든 사람이 형제 됨을 믿으며, 의의 최후 승리와 영생을 믿는다.16)

 

기 독 교 대 한 감 리 회 청 장 년 선 교 회

 

1) 이사야 1장 2) 한국개신교 120년 기념자료전시회 (2004) ‘이승만 장로와 이기붕 장로 지지 포스터’ 3) 한국민족문화대백과 4) 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기독교윤리실천운동.2014) 5) 마태복음 5장 6) 요한계시록 3장 7) 아모스 9장 8) 각주(5)와 동일 공동번역 9) 누가복음 4장, 이사야 61장 10) 대한민국 헌법 전문 11)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리와 장정 ‘교리와 장정 제정의 목적’ 12)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평신도단체장 공동성명서(2013.11.6) 13) 연세대설립정신회복을위한기독교 대책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6개 교단장 공동성명서(2014.2.14), 평신도연합단체장 성명서 14)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 성명서 (2014.1.14) 15) 세계교회협의회 WCC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 (2013.11.7) 16)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리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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