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란 무엇인가? <6> 박물관 교육과 문화인

 

근대 박물관 초창기에는 종합박물관의 성격을 추구하였으나, 사회발전과 더불어 점차 전문화되기 시작하였다.  근대 유럽의 박물관들은 학문발전에 필요한 학술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학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미술사, 고고학, 역사, 자연사, 인류학 등의 전문적 박물관들은 전시, 조사, 연구, 교육 프로그램, 출판물, 문화 행사 등을 통해 유럽 사회에 있어서 정신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박물관들은 더욱 세분화되었고, 하나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전문박물관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박물관 교육은 1792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대중에게 전시하면서 시작되었고, 1845년 영국의 박물관령(Museum Acts of 1845)이 박물관을 공공기관인 동시에 시민교육기관으로 규정하여 정체성이 확립되었다.  그리고 1872년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성인강좌를 개설함으로서 박물관 교육이 꾸준히 발전하게 되었다.

 

▲ 미국 뉴욕 맨하탄에 있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 (1866년 파리의 미국독립기념일 모임에서 제안하여, 1870년 개관)

 

과학과 학문의 진보에 대한 믿음으로, 19C 박물관들은 각자 학술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소장품과 학예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19세기 유럽의 전문박물관들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유물들을 수집, 전시함으로서, 그 시대의 사유와 창조정신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19세기 전문박물관들의 특징은 연구와 학술활동을 통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 성과를 대중들과 공유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적극적 노력을 기울였던 점이다.  계몽주의적 지식 창출의 공간으로서 활용되던 박물관들은 점차 박물관에 축적된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교육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중요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박물관 운영 전반에 교육적 기능과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풍토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박물관은 작품 정보가 쓰인 라벨을 전시 공간에 부착하고, 전시 주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카탈로그를 제작하여 관람객에게 제공하였다.

 

 

전문적 학술연구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 박물관 전시품들은, 텍스트의 사용과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대중들에게 지식과 예술을 소개하는 전도사가 되었다.  그러나 박물관 교육은 학교 교육과 달리 이용자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와 선택에 의해 참가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은 가르치고자 하는 교육내용도 중요하지만 참여자 중심으로 기획되고 진행되어야 한다.

 

박물관 교육이 학교 교육과 다른 점은 강제성을 띠기보다는 흥미로부터 출발하여 지식과 가치의 전달로 이어져야 한다.  박물관은 다양한 교육을 제시하여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편안함과 재충전의 기회, 전문지식의 전달과 삶의 활력까지도 불어넣을 수 있다.  박물관은 일회성 교육, 반복적인 교육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참여자의 자기계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박물관은 교육(Education)과 정보(Information)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져야 하며, 따라서 개방성, 사회성, 정보성, 전문성 등을 지녀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박물관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며, 가치와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호와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보다 안락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박물관 교육은, 찾아온 이들에게 잠재된 재능을 발견시키고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성숙한 문화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문화원 박은석 기자